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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속에 있는 내 지친 발에게 “잘 자!” 하고 인사를 하지만, 열 개의 발가락은 아직은 자고 싶지가 않은가 보다. 발가락들은 이불 속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여기 가만히 누워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우리는 뛰어 올라갔다 내려올 수 있는 열 개의 계단이 될 수가 있고, 먼 태평양의 섬들이 될 수도 있고, 눈 속의 펭귄이 될 수도 있고, 열 개의 탑이 될 수도 있고, 맛있는 음식이 될 수도 있어.”
아이들은 손과 발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아이들의 놀이와 상상을 마음껏 펼쳐 보이는 그림책이다. 엄지발가락과 작은 발가락 10개를 가지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서로 다른 이름을 붙여 주기도 하고, 여러 모양으로 변하게도 하면서 자유로운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보면 갑자기 주변의 사물이 이전과는 다르게, 그 사물에서 연상이 가능한 다양한 상상들이 떠오르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책의 페이지가 끝나도, 두 가지, 세 가지 새로운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 내면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물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상상의 매력에 푹 빠져들 것이다.
특히 헝겊, 모래, 나뭇잎 등 서로 다른 질감과 문양을 이용한 콜라주로 표현한 그림은 시선을 끌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안겨주고 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발랄한 그림책이다.
